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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다니엘 블레이크> 투박하지만 그 속에 핵심이 있다
    문화예술 감상기/Movie Talk 2017. 2. 2. 08:37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Dir. 켄 로치



    - 투박하지만 그 속에 핵심이 있다 -

     

    서론 -

       화려하지도,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예상이 갈 정도로 뻔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평범함 속에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는다. 이 영화에서 형식적 새로움에 대해 찾아내지 못한다. 그것에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이 작품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겉핥기 하는 꼴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내 삶의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이 영화를 통해 보아야할 근본이다. 더 디테일한 시선을 향해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어디에 모순이 있고, 어디에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해, 그곳을 향해 시선을 두어야한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시민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다. 좀 더 현실적이고, 좀 더 구체적인 심리들을 구성해 놓았다. 감독의 이런 디테일한 구성에 관객은 눈물을 흘리게 된다. 자극적으로 새롭진 않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감정들을 하나씩 끄집어내고 그것이 사회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연결 지어 놓는다. 그리고 그런 논리는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따뜻한 빛을 보게끔 만든다.

       이런 부분이 기존에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들과 다른 점이다. 너무 피상적인 비판만을 늘어놓고 형식에만 치중해 본질을 더 구체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작품들 보다, 포장은 투박하지만 그 속에 든 본질을 더 구체적으로 풀어나가는 작품이 더 낫다고 본다.

     


     

    본론 -

       피상적이지 않고 좀 더 구체적으로 삶을 들여다보는 <, 다니엘 블레이크>. 이 작품의 장면들을 하나씩 곱씹어 보면 좋을 거 같다. 이 영화의 장면들은 서로 상호작용이 있어서 하나의 논리를 구축한다. 따로 떨어져 움직이는 파편들이 아니라, 다를 거 같은 상황들이 모여 하나의 띠를 만들고 그것들이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우선 이야기할 장면은 다니엘 블레이크가 가상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는 모습이다. 전화로 합격 통지를 받지만 그는 보조금을 얻기 위해 지원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정말 실망이군요. 성실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보조금 받으면서 살려고 하는 게으름뱅이라니이런 말을 하며 다니엘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이 장면을 통해 복지에 대한 이미지가 사회전반에 왜곡 되서 이해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복지를 받는 다는 것이 부끄러움과 연결되어 있는 사회적 상황은 인간을 점점 더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정치와 관련이 있음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캐릭터를 통한 토리당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이 장면이 위 장면과 어떤 연결점을 가지게 된다. 영국의 보수당은 긴축정책을 함으로서 복지에 대한 예산을 줄여나갔다.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복지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었다. 복지를 늘리는 것은 게으름뱅이를 낳는 것이라는 논리의 이미지를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설파했고, 그것이 심연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다니엘의 전화 장면과 연결이 되는 것이다. 저 두 개의 장면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 같다. 권력을 잡은 자가 아닌, 시민들끼리 갈등을 겪는다. 누구는 스스로 돈을 번다고 우위에 있고, 누구는 혜택을 좀 받는다고 약자가 되어있다. 권력자들의 정치노름이 국민들의 대립을 심화시킨다.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렇게 이 영화는 근본적인 문제를 몇 가지 장면을 던져놓음으로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다니엘 블레이크가 전화하는 장면과 토리당에 대해 욕설을 퍼붓는 노숙자의 장면이 서로 연결되어 정치와 삶은 분리되지 않는 다는 하나의 띠를 형성한다. 우리는 이 두 개의 떨어진 파편들이 연결되어 가슴을 찌른 다는 걸 알고 있다. 감독은 구지 긴 설명이 아니라 몇 장면만으로 우리에게 심오한 논리를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런 질문을 한다. ‘왜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하는 행동을 혹은 사람이라서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는가?’ 여기서 우리는 케이티의 모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생리대를 훔치는 모습이나 식료품 지원을 받는 곳에서 너무 배가고파 캔을 급하게 따먹는 모습 또는 자신의 몸을 팔아가며 생계를 유지하려는 그녀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자. 살려고 발버둥치는 그녀의 모습이 과연 수치스러운 일일까? 그녀는 울면서 캔을 먹는다. “너무 배고파서 그만........ ” 그녀가 무릎을 꿇고 울자 다니엘은 그녀를 부축이며 당신은 받아야 할 걸 받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위와 같은 질문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케이티에 대해 누군가는 어렸을 때 공부를 안 해서 지금 고생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런 과거를 반성하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더 따지고 본다면 고등교육을 못 받은 사람을 하찮은 인간으로 취급하는 건 매우 저급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단지 공부를 안했다는 아주 간단한 잣대로 인간의 가치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매우 저급한 생각이다. 공부를 했던 안했던, 그 사람이 사회에 필요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를 따지던 안 따지던, 인간의 최소한은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도움을 받는다고 부끄러움을 주지 말자. 어려울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다름으로 바라보자. 단지 각자의 삶이 달랐을 뿐 누가 높고, 누가 낮아서가 아니다. 긴축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수치심을 건든다는 것에 있다. 복지혜택으로 게으름피우며 살려고 긴축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복지를 줄이는 명분이 다수의 소시민들의 자존감을 건들기 때문이다. 케이티는 받아야할 것을 받은 것이다. 그녀의 자존감이 낮아질 필요가 없다. 지금 노력한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일을 해나가면 된다. 케이티는 게으르거나 더 큰 욕심을 위해 파멸한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행복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다.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하는 영화는 무수히 많다. 대중상업영화에서도 이는 주된 주제가 된다. 그뿐인가? 대학교 졸업작품에서는 사회비판과 관련된 이야기가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 다니엘 블레이크>가 그런 작품들과 다른 이유는 좀 더 우리와 밀접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현실적 문제의 근본을 파헤쳐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영화들은 (자본)’이라는 것을 갈등이 발생되는 근원으로 활용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갈등이 가장 심한 것은 돈과 관련된 갈등이다. 영화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갈등만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갈등이 있어야 영화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고민은 없다. 하지만 <, 다니엘 블레이크>는 더 깊은 고민을 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 복지가 필요한 것인가? 혹은 우리는 ?’ 복지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되어 가는 것인가? 우리는 당연히 받아야할 권리를 ?’ 수치심을 느끼면서 구걸하고 있는가? 이렇게 근본적인 물음이 꼬리를 물고 들어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가 피상적이지 않다. 그는 사회의 갈등을 조금 더 깊게 고민하고 문제의 근원이 되는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더 깊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마무리 -

       ‘인간다움이 무엇인가? 그리고 국가와 나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이런 질문을 <, 다니엘 블레이크>를 통해 가지고 간다면, 이 작품은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한 거 같다. 계속 이 부분에 질문을 해보면 우리는 좀 더 현실적인 희망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인간은 상품이 아니다. 상품으로 볼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아가지만, 그것에 저항하는 모습도 민주주의 국가의 자유 아니겠는가?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고, 맞다고 생각되면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면 된다. 작은 생각의 전환이 삶의 모든 걸 바꿀 거라고 확신한다. 거창한 유토피아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작지만 진실 된 행복을 지키려는 것뿐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Written by 두루미

    이미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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