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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셰트,Mouchette> 영화의 표현
    문화예술 감상기/Movie Talk 2016. 2. 6. 22:36

    <무셰트>

    Mouchette, 1967作

    Film by Robert Bresson

     

     

     

    - 영화의 표현 -

       영화를 구성해나가는 감독의 감정은 어떻게 표현되어지는가. <무셰트>를 통해 드러난 영화적 정신은 사건의 치밀한 구성이나, 장면의 탐미주의적 구성이 아니었다. 프랑수와 트뤼포가 프랑스 영화의 어떤 경향에서 언급한 양질의 전통이 존재하는 현시점에서 이 영화는 굉장히 이상한 영화라고 보여 질 것이다. 사건의 구성이 뚜렷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도 확실하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대사들은 절제되어있으며, 컷트의 구성이나, 카메라의 테크닉도 굉장히 절제되어있다. 기술적 새로움 만을 추구해가는 영화계의 어떠한 경향 속에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렇게 이상한 영화가 시네필의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영화라고 하는 것이 화려한 사건 속에서만 정의되어지는 기술적 또는 오락적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작법을 배움으로서 써져가는 많은 영화들이 아주 똑같은 알레고리를 가지며 서술을 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 누가 이야기 속 캐릭터에게 카메라를 들이댈 것인가?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성하는 것은 오로지 사건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그 캐릭터를 느끼기 위함은 아니다. 그것이 현재 제작되어져가는 영화들의 오류점이다.

       그러나 <무셰트>는 그와 반대로 철저하게 무셰트의 감정을 따라간다. 그 속에서 어떤 극적인 장면도 존재하지 않으며 점점 쌓여가는 고요함과 그녀의 무표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영화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될 정도로 그녀를 따라가는 카메라의 시선은 굉장히 사실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 속 무셰트를 만나는 것이 아닌, 현실에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르는 무셰트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며 아주 깔끔하게 작품의 매듭을 지어주고 있다. 사실 이 한 장면만을 똑 떼어내서 전시를 하여도 무색할 정도로 아주 은유적이다. 삶의 비탈길에서 언제나 구르기만 했던 무셰트의 마음이 간단한 연기와 약간의 소품 그리고 화려하진 않지만 담담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크나큰 함축성을 내포하고 있다. 세 번의 시도 끝에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무셰트를 바라보며 삶이란 무엇인가를 아주 은은하게 묻고 있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는 작법이라는 틀 속에서 나올 수 없는 영화 예술적 힘이다. 무셰트의 마지막 장면은 이 작품을 완벽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감독이 영화를 구성해가는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과하지 않지만 감독의 진실이 느껴지는 것은 과연 어떤 포인트였을까? 계속해서 속으로 되묻게 된다.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는 50년대 비평가들 사이에서 많이 이야기되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영화의 본질을 계속해서 찾아냈다.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다가올지는 모르겠다. 세월이 흐르며 영화의 기술은 무한히 발전이 되었으며, 그 외적인 부분(배급, 마케팅 등)으로도 굉장히 체계화되어져버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영화의 본질을 제대로 보존해 왔던가? 그건 확실하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셰트>는 현대의 영상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가 가지는 감정의 보존은 세월의 흐름과 비례하여 쇠퇴하지 않는다. 영화는 그 감정들을 박제하는 독특한 예술이다. 물론, 미술에 있어서도 보존의 개념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대로를 가져온다는 표면적인 부분에서는 영화가 현실에 가깝게 피부를 맞닿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다부지다고 보고 있다.

       <무셰트>를 보면서 쌓여가는 감정과 그것의 진심이 구구절절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영화의 이런 특수한 성질을 잘 살린 감독의 연출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영화예술의 특수성을 어떤 화려함으로 가려버리지 않는 감독의 절제 또한 대담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자신의 작품을 해나갔던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를 접할 때마다 나는 어떤 감정으로 영화를 구성해 가고 있는 것인지 자꾸만 되돌아보게 된다. 어떤 기술적 과용보다 내가 어떤 감정으로 영화에 접근하고 있으며, 그 감정이 어떻게 표현되어 질 것인가를 더 고민하게 되는 <무셰트>였다.

    Written by 두루미

    사진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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