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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액트오브킬링> Act of Killing _ 불편하지만 봐야 한다
    문화예술 감상기/Movie Talk 2015. 9. 16. 09:42

     


    액트 오브 킬링 (2014)

    The Act of Killing 
    9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
    출연
    안와르 콩고, 헤르만 코토, 시암술 아리핀, 하지 아니프, 사크햔 아스마라
    정보
    다큐멘터리 | 덴마크, 노르웨이, 영국, 스웨덴, 핀란드 | 159 분 | 2014-11-20

     

    <액트 오브 킬링>

    Act of Killing

     

    film by

    Joshua Oppenheimer

     

    - 불편하지만 봐야 한다 -

     

     

     

    - 영화의 정신 그리고 우리가 보아야할 가치

       1895년도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영화의 탄생을 알리는 이 시기에 영화와 인간의 첫 경험은 극한의 리얼리즘을 체험하는 모습이었다.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를 발명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상영한 <열차의 도착>은 영상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현대인에게는 감흥이 크게 없지만, 당시 영화라는 것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열차가 들어오는 장면은 리얼 그 자체로 다가와 기차가 자신을 덮치는 줄 알고 놀라서 카페를 뛰쳐나갔다고 한다. (당시 극장이 없어 카페에서 상영을 하였다.)

       이런 영화의 첫 경험을 떠올려본다면 '영화란 것의 본질은 실제(Real)에 대한 탐구와 그 경험의 역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액트오브킬링>에 대한 감상에 앞서 이 영화의 역사를 고리타분하게 꺼낸 이유는 만약 영화의 정신이 거기에 기인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그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픽션에 베이스를 두고, 배우가 배역을 가지고 반성해가는 캐릭터의 모습을 연기한 영화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논픽션이라는 것이고, 영화에서 등장하는 안와르 콩고는 연기를 한 것이 아닌, 자신이 정말 느껴가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실제 그 자체이기 때문에 영화가 보여주는 안와르 콩고의 모습은 필터가 걸치지 않은 순수 그 자체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관객을 실제로 불편하게(경악하게) 하는 것 같다. 1895년도에 관객들이 <열차의 도착>의 기차를 보고 실제로 놀랐다면, 2015년도에 관객들은 <액트오브킬링>의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보고 실제로 놀라 극장을 나올 수도 있다.

     

       영화가 만들 수 있는 잔인한 리얼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솔직히 보기 정말 불편한 영화다. 내가 살아가는 인류의 치부를 본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지켜본다는 것은 감정이 있는 우리에게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이다. 그래서 솔직히 이 영화는 인내심이 필요한 작품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난 이 영화를 인내심을 가지고 서라도 꼭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 작품을 통해 얻어야할 가치가 분명이 있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이겨내고 끝까지 인간의 모습을 관찰해야하는 것은 나 자신과 더 크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

       영화 속 배경이 보여주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사실 우리와 떨어진 모습이 아니다.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도 배우는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체제 그리고 그 아래 숨겨진 우리의 뼈아픈 역사가 있지 않은가? 한반도를 둘로 쪼갠 역사는 지금까지도 우리 세대가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이처럼 이데올로기라는 단어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잔인하게 작용되었는지 우리는 지각하지 못했을 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껴야할 내 나라의 아픔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보여주는 인도네시아의 잔인한 학살이 나와 별개의 문제인가? 전혀 아니다. 내 눈에는 그 상황과 우리의 상황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 그리고 더 크게 본다면 이런 알레고리는 전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적용되는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동독과 서독, 베트남 전쟁 등등)

     

     

     

     

     

     

     

    - ‘나’를 견제하다

       어느 순간 나도 안와르 콩고가 될 수 있다. 지금도 써지고 있는 역사에 한 부분에 우리는 서있다. 그런 타임라인 위에서 우리는 이데올로기에 잔인함 속에 오른손을 들고 찬성하고 있지 않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념은 우리의 눈을 멀게 한다. 사회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다수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성향을 지닌다. 이 점을 생각해 볼 때 악행인지 선행인지 구분도 못하면서, 다수가 가는 길 위에 나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속해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나'를 견제 할 필요를 느낀다. 알게 모르게 다수에게 퍼진 이념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사상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자유는 그런 틀에서 나와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보아야 할 ‘진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보아야할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진실이다. 많은 사회학의 주장은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론'의 하나일 뿐 '진리'가 아니다. 영화처럼 자유를 외치지만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니지 않은가? 그것은 방법론을 가지고 이용한 오.남용에 불과하다. 이 영화는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인간 삶에 대한 어떤 진리의 탐구이며, 진실에 근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해결은 없지만, 영화를 보는 우리는 적어도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삶을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하는 것은 아니란 걸 깨달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을 인간으로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배고픈 사람이 내 앞에서 신음을 내뱉고 있어도 빨갱이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칼로 찢어 죽인다면 그것이 진리인 것인가? 이 작품을 통해 이 질문을 가지고 가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은 집요하게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관객을 진리를 탐구하는 영역으로 인도하고 있다. 이 감독의 연출력과 그의 진심은 정말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신작 <침묵의 시선>도 개봉을 하였다. 두 작품을 같이 보았을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것 같다. 불편하지만 꼭 이 두 영화를 한번쯤은 보고 곱씹어봤으면 좋겠다. 영화란 즐거움만을 주는 요소로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는 나를 거울삼는 작품도 분명 존재해야한다는 것이다.(불편하더라도 말이다.) 그것이 예술의 공존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영역을 탐구하는 <액트오브킬링>을 꼭 한번 시간을 내어 보았으면 한다. 기분은 좋지 못하겠지만,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필자는 자부한다.

     

     

     

    Written by 두루미

    사진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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