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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플래쉬> - Whiplash : 성공의 채찍질?
    문화예술 감상기/Movie Talk 2015. 5. 12. 19:08



    위플래쉬 (2015)

    Whiplash 
    8.4
    감독
    데미언 차젤
    출연
    마일스 텔러, J.K. 시몬스, 폴 라이저, 멜리사 비노이스트, 오스틴 스토웰
    정보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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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나는 큰 물줄기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잔잔한 호수위에서 이 영화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 리뷰는 지극히 나만의 개인적인 의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 또한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 성공은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궁극적으로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성공은 무엇인가?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끝없이 우리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 내 개인적 입장에서는 그저 '찌질하고, 아직 어리다.'는 입장인데 다른 관객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열정에 빠진 저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다.' 이런 식의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캐릭터란 하나로 정의되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하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저 캐릭터를 통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하나 있을 것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에 대한 욕망과 고민일 것이다. 앤드류는 사실 나와 같은 20대들에게는 그리 멀리 동떨어진 친구는 아니다. 우리가 모두 저런 모습을 하고 있다. 앤드류가 메인 드럼의 자리를 잡기위한 모습은 마치, 수능이나 좋은 스펙을 쌓아 사회에서 메인이 되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20대 또는 30대의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 영화가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부분은 이런 요소가 아닐까?

        성공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렸을 적 부터 장래희망을 적는다. '너의 꿈은 뭐니?' 이 질문을 피해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면 꿈이 없는 사람이 된다. 꿈이 없는 사람이란 정말 억양이 좋지 못하다. 열정이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왜 사는지 모르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비취지는 것 일뿐 '너의 꿈은 뭐니?'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하여 당신이 그리 쓰잘데기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여. 당신이 만약 '넌 뭐하고 싶어?' 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실망하지 말라.

       당신의 '' '열정' <직업>에 국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한번 잘 생각하여 보자. 꿈을 얘기 할 때 우리는 항상 직업에 얽매여 있다. 나의 동갑내기 사촌은 나에게 이런 꿈을 얘기했다. '산으로 들어가 조용하게 조각을 하며 살고 싶어.' 이건 꿈이 될 수 없는 것인가? 우리에게 조용하게 숨어들어온 꿈에 대한 개념정리는 어떤 직업으로 한정되어 있다. '전 의사가 될래요.', '전 축구선수가 꿈이에요.'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한발 짝 더 나아가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의 꿈은 '어떤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어야 하며, '어떤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인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주인공 앤드류와 그의 여자친구가 결별하는 장면에서 나는 객석에서 일어나 들고 있던 텀블러를 스크린에 던질 뻔했다. 잠시 떨어진 엉덩이를 안간힘을 써서 다시 앉혀 놓았다.(공공장소에서 깽판 칠 순 없으니...) 그 이유는 바로 저 이유에서이다. 앤드류는 성공을 위해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에게 투자할 시간 때문에 너에게 줄 시간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 눈에 저 모습은 그저 오만에 한 부분이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 자기는 목표가 있고, 꿈이 있는 고결한 존재다. 하지만 넌 아니다. 그래서 넌 날 이해 못할 것이다. 그녀가 잘 못 인가? 영화의 마지막부분을 봐라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 결국, 모든 걸 잃어버리고 그녀에게 다시 전화하는 저 찌질한 모습을. 하지만 다시 전화한다고 한들 뭐하나. 버스는 이미 지나버렸고, 앤드류에게 남은 건 더 큰 치욕일 뿐이었다.

       플래처 교수의 모습을 살펴보자 이 얼마나 자기 세상에 빠진 사람인가? 한계를 넘는다? 그걸 넘으면 어쩔 건데? 영화를 보는 내내 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인간에게 한계란? 그것에 대한 절대적 기준은? 맞다. 인류는 정말 대단하다. 지금까지도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해 왔다. 한계를 넘고 또 그 한계를 넘었다. 그러나 인간은 소외가 되어갔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세상인가? 성공을 위해 한계를 넘어서려한다는 것. 우린 어느 순간 그 매력적인 모습에 빠져서 더 소중한 걸 잃어 갔다. 플래처교수는 행복할까? 난 그를 실제로 만난다면 물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당신의 성공을 이용해 성공하고 싶은 하이에나들이 당신 주변에 있는데.......

       마무리를 하자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캐릭터들 간의 충돌은 정말 흥미로웠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도 한번쯤은 겪어 볼만한 상황들이었다. 우린 영화에서 이점을 무시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어느 순간 이 영화가 재즈음악에 초점이 맞추어져 그 부분을 깊게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이 점을 조심해야한다. 앤드류와 플래처교수의 모습을 곰곰이 다시 곱씹어 봤으면 좋겠다.






    - 2% 부족한.......

       이 영화의 초점이 흔들린다. 스토리가 계속 흐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심도깊게 보여줬으면 좋겠던 부분은 그냥 훅훅 지나가버리는 느낌이었다. 앤드류가 겪는 상황에 대한 심도있는 호흡보다는 그냥 그 스토리에 대한 전개 그리고 마지막에 맛깔나는 반전만이 남아버리는 영화였다. 그리고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들어가 컷트 컷트의 연속인 연주장면 만이 강렬하게 남아있게 된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에서 이 영화는 음악영화는 아니다. 음악이 사실 다양하게 재미있게 나오지는 않는다. 약 2~3곡이 나온듯한 느낌인데 영화 [원스]나 [비긴 어게인] 같은 느낌의 영화는 아니었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플래처교수와 앤드류라는 학생의 친숙하지만 오묘한 감정 대립상태를 보여주는 재미가 있는 영화인데 카메라에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결정하는 감독은 무언가 초점을 한군데 정확히 맞추지 못하고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그 중간의 애매모호한 선택을 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어디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이 애매모호함은 왠지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나온것이 아닌 갈팡질팡하다 그냥 멋진 연주로 영화를 끝내는 느낌이라 언짠함을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도 플래처와 앤드류가 약간은 음악적 교감을 하는 느낌을 보여주는데. 사실 내가 플래처라는 캐릭터를 싫어해서 그런지 그 장면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뭔가 훈훈하게 끝내려했던 것인가? 사실 이 부분도 관객에게 던지는 하나의 열린결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훈훈하게 끝난 느낌이 플래처의 모습을 정당화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았다. 그리고 반이상은 마지막 장면에서 플래처교수와 앤드류가 음악적 교감을 나누었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난 그 의견에 반대한다. 플래처는 앤드류를 엿먹이려고 부른거고, 앤드류도 플래처를 엿먹이려고 마음대로 연주한 것이다. 그냥 서로 엿먹어라하는 장면이다. 그때 나온 앤드류의 연주는 그 어떤 연주보다 강렬했다. 그리고 자신의 줏대가 있었다. 그랬기에 플래처도 내가 졌다하는 심정으로 미소를 지은건 아닐까? 

       영화를 본 후 나에겐 전체적으로 조금만 더 잘 풀어갔으면 했던 바램이 생겼다. 연주장면을 조금 줄이더라도 아니면 런닝타임을 조금 늘리더라도 앤드류가 플래처를 통해 겪는 성공에 대한 자각점 또는 성공에 대한 사색. 그리고 여자친구와의 감정선 또한 조금은 굵게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러다고하여 이 영화가 나쁜 영화라는 것은 아니다. 너무 좋은 소재와 대립을 그렸다. 그러나 풀어가는 과정이 조금은 깊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나 개인적인 바램에서 약간 2%로 모자란 듯한 느낌을 받았다.





    - 나 또한 앤드류임을

       그렇다. 나도 앤드류였다. 18세부터 연극과 영화를 해오면서 나는 무언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러 좌절과 실패는 나에게 크나큰 교훈을 주었다. 그것은 나의 오만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무언가도 되지 못한 놈이었다. 그러다하여 나 자신을 쓸데없는 놈으로 보는 건 아니다. 내 자신을 사랑했기에 나는 배움에서 오는 오만함을 뿌리치고 나로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성공이라는 사회적 선이 그어지는 순간 나는 굉장히 비참해져갔다. 작품이 인정받지 못하면 상처받았고, 그 다음에는 인정받으려 이상한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즐기는 순간. 비판이 와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언제든 그 비판과 함께 소통해나갈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이제 아주 조금은 내 스타일을 좀 알것 같다. 내가 어디에서 감동받고 어디에서 전율을 느끼는 지 알거같아서. 누가 뭐라해도 난 내 뜻대로 할 수 있다. 단,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처럼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필요한거 같으면서도 너무 가까이 하면 독이 되는 느낌이다. 나는 그래서 앤드류로 돌아가기 싫어 마치 외줄타기를 하듯 필요와 독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가치있는 질문인것 같다.


       당신은 무엇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가?


    Written by 두루미

    *사진 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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