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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 & Mercy> 음악을 예술로서 생각하는 사람에게
    문화예술 감상기/Movie Talk 2015. 8. 5. 11:28

     


    러브 앤 머시 (2015)

    Love & Mercy 
    8.8
    감독
    빌 포래드
    출연
    존 쿠색, 폴 다노, 엘리자베스 뱅크스, 폴 지아마티, 제이크 아벨
    정보
    드라마 | 미국 | 121 분 | 2015-07-30

     

     

    음악을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Love & Mercy>

     

    - 음악을 예술로서 생각하는 사람에게 띄우는 편지 같은.......

     

     

       나의 뇌리에 굵직하게 남는 음악에 대한 영화라고 한다면 <원스>, <비긴어게인>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러덜리스> 정도의 몇몇 작품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러브 앤 머시>는 굉장히 다른 뉘앙스를 풍기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앞전에 말한 뇌리에 남은 음악 영화에 대한 어떤 경향은 음악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지만 접근성의 면에서 <러브 앤 머시>와는 다른 측면을 가진다고 본다. 그 접근성은 음악을 창작하는 고뇌에 작게 비중을 두며, 음악과 어우러진 삶에 대한 면에 조금 더 기울어진듯한, 어찌보면 스토리를 속에 음악이 녹아있고, 또 어떻게 보면 스토리를 위해 음악이 있는 듯 하기도 하다.

       물론, <러브 앤 머시>또한 앞전에서 말한 영화들과 유사한 점이있지만, 독보적인 다른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의 마음과 이야기를 좀 더 유심히 그리고 세심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스토리를 위해 음악이 보조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이야기가 하나가 되어 함께가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보면 음악을 위해 영화라는 매체로 표현되어지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 물론, 브라이언 윌슨의 관점에서 음악에 대한 예술적 정의이지만, 그의 고뇌는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다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이 점은 어떻게보면 더 현실적이고, 더 날카롭다. 앞전의 영화들보다 불편하고 마음이 아프지만 굉장히 공감대가 크다.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정의되어 지는가? 그리고 음악을 창작하는 사람은 현실이 만들어놓은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그 사이에서 어떤 아이러니를 겪고 있나! 이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는 독보적인 면이라고 생각한다. 앞전에서 말한 영화들보다 이 영화가 음악에 대하여 진지하게 논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음악에 대하여 정말 진지하게 논하고자 하는 분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신나는 음악을 즐기기위해 오신 분에겐 이 영화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음악을 깊게 생각해보신 분에겐 이 영화가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음악이란.......

       이 파트에선 음악에 대하여서만 이야기하고 싶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결국, 음악에 대한 논의이다. 브라이언 윌슨의 삶을 담은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순수한 창작자의 모습과 그것을 칼로 찌르고 있는 음악시장에 대한 모습이다.

       브라이언 윌슨이 음악을 작업해가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신이나는 지! 영화를 본 분이라면 느낄것이다.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적 시도들이 그에게 얼마나 신선했는지 그의 모습을 보면 아주 생생하게 표현되어진다. 음악으로서 할 수 있는 도전에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작곡을 해나가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재미있다. 그런데 그는 어떤 벽에 부딪혀 어느 순간 아이러닉한 패닉에 빠지게 된다. 현실이 주는 음악시장에서는 그의 도전은 꼴불견이다. 그걸 알게 된 순간 브라이언 윌슨은 굉장히 시무룩해진다.

       여기서 질문이 생기는 것은 '음악시장이 주는 음악적 정의가 음악인 것인가?'이다. 더 깊게 들어가면 음악을 시작한 태초의 '나'라는 자아는 어떤 것이었는가? 영화가 후반부에 보여주는 몽타주적인 기법(80년대 브라이언 윌슨과 60년대 브라이언 윌슨 그리고 유년시절의 브라이언 윌슨을 한 프레임에 담은 구성)은 이런 '나'의 태초 자아에 대한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음악은 무엇이었으며, 음악이 예술로서 그에게 어떻게 다가갔는지에 대하여 보여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샷구성을 통해 확고한 답은 던지지 않는다. 이미지의 나열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질 뿐 확고한 대답은 영화가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예술이란 정의내려지기 어려운, 어떻게 보면 우주의 원리를 찾는 것과 같은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의를 내렸다면 이 영화는 재미없었을 것이다. 확고하지 않는 모호한 이미지의 배열이 우리에게 음악에 대한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한다. 영화 속 브라이언 윌슨의 표정만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계속 곱씹으며 생각 할 만한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시장이 형성되면서 우리는 '부'를 얻었을 지 몰라도, '미'에 대한 다양함은 잃었다. 협소해져만가는 시선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미'에 대해서 탐구 할 여지가 없다. 시장은 어느 순간 아티스트들에게 생존권을 가지냐 못가지냐의 문제가 되었고, 그것은 더 이상 '미'가 아닌 그냥 '일반화'에 끝난 것이다. 다수의 선택이 틀린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다. 시장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브라이언 윌슨은 음악이라는 세계안에서 순수하게 자신의 향기를 뿜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시장의 구조에서는 이해되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그 속에서 아이러닉한 패닉을 겪는다. 그런데 좀 깊게 생각해보면 그의 방법이 단지, 위험한 시도로 '보여진 것' 뿐이다.(소수의 선택) 그리고 대중들에겐 좀 낯설었던 것 뿐이다. 세월이 지나 그 시장의 구조라는 것도 부질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을 증명하는 포인트는 현재 우리가 그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곡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는 것 아닌가? 그의 음악이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와 소통하게 한다. 영화 속 그의 삶이 재현되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시장의 구조와는 별개로 음악이 어떤 가치로운 것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미'에 대한 다양한 접근성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 가치는 시장경제체제에서 결코! 함몰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예술은 그것에 반항하여 발전해 왔으니까.......

     

     

     

     

    영화로서는 아쉬운.......

       영화를 하는 나에게 있어 조금 아쉬움과 찝찝함이 남는 것은 숨기지 못하겠다. 결국 이 영화는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영화로서 논의되어져야 할 부분이 크게 있지는 않다. 그리고 영화적 문법에 어떤 기여를 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은 다소 아쉽다. 영화라는 것이 음악의 예술성을 입증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서 그런것일 수 있다. 그냥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을 남기는 바이다.

       영화로서 많은 부분을 느끼고 갈 수는 없지만, 다른분야에 대한 예술의 신비와 가치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그런 점에 포인트를 두고 이 영화를 잔잔하게 감상하시면 좋을 듯하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하나 남기고자하는 것은 '영화를 위한 영화는 없을까?'라는 것이다. 영화에 사용되는 기법들이 미술이나 음악을 위해 존재해왔는데 '영화가 예술로서 자리잡을 수 있는 영화들이 있나?' 라는 질문이 든다. 아마 로베르 브레송이나 타르코프스키는 알고 있지 않을까?

     

     

     

    마무리

       마무리 하자면 이 영화는 진짜 음악영화이다. 음악에 대한 깊은 관찰이 필요한 메마른 영혼에게 이 영화가 한편의 뜻깊은 편지가 될 것이다. 난 이 영화가 사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위플레쉬>보다 훨~씬 좋다고 본다.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러덜리스>보다 훨씬 가치로울 것이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태클걸지는 마시길.......)

     

     

    Written by 두루미

    사진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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