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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프카의 소송> 너무 초현실로간 연극
    문화예술 감상기/공연 및 연극 2015. 5. 22. 00:30

     

    사진출처-다음

     

    <카프카의 소송>

    - 너무 초현실로간 연극 -

     

       가끔은 색다르게 공연과 전시의 글도 써보려고 한다. 첫 타자로 오늘 막 보고 온 <카프카의 소송>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연극으로 정말 말 그대로 초현실적인 연극이였다. 저 연극을 보면서 마치 므로체크의 <스트립티스>를 보는 듯 하였다. 확실하게 정의되어지지 않은 공간에서, 확실하게 정의되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확실하게 정의되어지지 않은 행동과 말들을 한다. 연극은 관객이 정의하기 나름의 너무나 열려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사진출처- 다음

     

       카프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소설로 읽는다면 더욱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연극의 부분 부분에서도 카프카의 책을 읽는 모습이 보인 듯 하였는데 문장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언제나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를 크게 던지는 카프카의 소설은 묵직하고 힘이 있다. 그것을 어떻게 각색했는지 연극을 처음 볼 때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런데 솔직히 조금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너무나 초현실로 갔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들에 대하여 묘사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그 권력 앞에서 무너져가는 사람의 모습을 묵직하고 함축적인 표현보다는 굉장히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난 그런 역동성에서 어떤 다양한 해석을 해야할지 갈필을 못 잡았다. 그냥 괴로움만이 표현되어져서 어떤 시사점을 못 던진 느낌이다. 음악과 조명, 행위예술에 대한 표현은 너무나 좋으나 허울만 좋은 느낌이다. 그것을 파헤쳐 들어갔을 때 그냥 단순한 권력구조와 개인의 무능력함 그리고 거기서 오는 공포와 두려움, 괴로움만이 있다. 우리는 어떤 새로운 시선을 보지 못한다.

       이 연극을 보면서 나는 사실주의 스타일이 나에게 좀 맞는 거 같은 느낌을 크게 받았다. 연극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미쟝센도 스토리에 녹아있길 바랬다. 그러나 이건 스토리는 너무나 배재된 느낌이었다. 스토리는 팜플랫의 나온 시놉시스로 충분하였다. 이 연극의 장점을 뽑자면 연극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장치를 총 동원하여 그것도 좀 세련되고, 감정전달이 잘 되게 표현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난 현실과 너무나 큰 괴리감을 느낄정도의 연출이여서 오히려 더 거부감이 들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좀 더 내러티브에 보완을 둔다면 이 연극은 정말 더 좋은 연극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대중에게 더 친근감있게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

     

       권력이라는 구조와 그 권력에 처절하게 죽어가는 소시민의 모습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 그러나 이 연극은 어떤 외부적 표현에만 집중되어 그것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지는 못했다. 연극이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예술이다. 그 속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인간의 관계와 모습을 보기 원한다. 그러기에 이 연극은 조금 아쉬움을 준다. 사람과 사람간의 오묘한 감정대립이 없음에 너무나 안타까워진다. 이 점이 조금만더 채워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연극을 거부감없이 받아 들이고 더 나아가 권력과 개인의 관계에 대하여 더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줄 것이다.

       이 연극이 나쁜 연극은 절대 아니다! 단지 아쉬움이 조금 남는 연극이다. 이 연극이 시사하는 바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기에 더욱더 이 작품이 보완과 발전을 하기를 기대하여 본다. 그리고 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Written by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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